세계여행 아시아/베트남

세계여행(3) 베트남 반지옥 폭포까지의 여정과 만남들

현지시간 2024. 12. 7. 11:26

블로그를 처음 쓰기로 한 계기가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들을

일기처럼 쓰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여행이라는게

꽤나 바쁜 일이다 보니

블로그가 밀리게 된다

 

몇 일씩 밀려서 글을 적다보니

그 기간만큼 내가 느낀 감정들이 필터링되어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여튼 오늘도 끄적여 보자구!


 

어쨌거나 닌빈 여행을 마치고

나는 베트남 북쪽여행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한다

 

그 첫 시작은 까오방 Cao Bang 주에 있는

반지옥 폭포이다

https://maps.app.goo.gl/iMYYFYe4tLQrxBSQ6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중국과 폭포를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맞대고 있다

 

어찌됐든 이 곳을 가기 위해

닌빈 - 하노이 - 까오방 - 반지옥

기차, 슬리핑버스, 로컬버스를 타고

17시간이나 이동을 해야했다

 

하노이에서 까오방으로 가는 슬리핑버스다

슬리핑 기차는 타봤는데 버스는 처음이라

솔직히 사진만 보고 기대를 좀 했다

이 사진을 보고 바로 예약을 때려버렸지

 

 

그런데 웬걸 ㅋㅋㅋㅋ

키 179cm인 나인데,

가방까지 한자리를 차지시키니 조금 짧았다

 

그런데 문제는 짧은것보다

좌우가 너무 좁았다

그냥 내 어깨가 너무 넓은거라 위로했다

 

그렇다고 예약할때 봤던 사진이랑 다르다거나

엄청 불편하진 않았다

다만, 내 몸뚱아리가 좀 컸을 뿐

베트남 올 때 탔던 비행기보다 17배정도는 편했다

 

내가 버스에서 유일한 외국인이 아니게 만들어준

서양 어르신은

거의 몸을 반으로 접고 가셨으니

내가 불평을 할 게 아니다

 

덩치가 나처럼 안크면

엄청 안락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버스에서 만난 꼬맹이 "떠"

이름이 헷갈린다

저런 꼬맹이는 엄마랑 둘이서 한 칸에 탄다

 

아무튼 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깐

유튜버냐고 물어봤다

 

아직 영상은 안올렸지만

내 첫 구독자가 되어준 떠

 

내가 반지옥 폭포에 간다고 하니깐

여행지를 추천해줬다

여긴데, 결국 못갔지만

내가 처음 사귄 베트남 꼬마친구

고마워용😍

 

피곤해서인지 편해서인지

버스에서 완전 곯아떨어진 나는

도착할 때까지 7시간동안 한 번도 안깨고

초숙면상태에 돌입했다

 

그러다가 버스 직원이 곧 내린다고 깨워줬다

다음 버스 정류장에 내렸다

여기서 로컬버스를 타고 2시간을 넘게 또 가야한다

 

현지시간 새벽 5시..

30분 뒤에 첫 버스를 기다리는데

동네 술취한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후덜덜

 

술주정 부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버스 아직 오려면 시간남았으니깐

커피 한잔 하란다

 

갑자기 저~멀리서 리어카를 끈 아주머니가 오더니

그냥 길 한복판에 테이블이랑 의자를 척척 셋팅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떨결에 시작된 티타임

아니

알콜타임

 

커피준다더니 술을 준다

전날 점심 먹고 쭉 공복상태인 나는

예의만 지켰다

 

자기들은 한국사람 좋아한다고

특별대우 해주는 거라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술친구가 필요했던게 아닐까

온 동네 사람들이 다모여서

한국에서 온 나를 구경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동네는

여행객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자주 볼 수 있는 동네도 아닌 것 같다

서양인들은 아주 가끔이라도 보이는데

나처럼 동양인 여행객은 특히..

이런 외지로 갈수록 보기 어렵다

 

처음 경계했던 마음이 풀릴때즘

버스가 왔다

계산은 안해도 된다고

얼른 나를 보내줬다

 

따뜻한 베트남 아재들이다 ㅎㅎ

 

그리고 로컬버스를 타고 또

달리고 달렸다..

로컬버스에는 별걸 다 싣는다

오토바이 정도는 애교다

닭은 천장에 싣고

갓지은 밥은 박스에 담아 젤 뒤에 싣고

(도대체 저 밥은 어디로 가는걸까?)

노래방기계는 트렁크에 싣는다

그래 다 같이 가보자구~!

내 가방은 여행 일주일만에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 ㅎㅎ

나중엔 가방에서 동물 똥오줌냄새가 났다 ㅜㅜ

 

어찌됐든 그리하야

진짜 산기슭 외진 시골마을에 도착

인터넷이 안돼서

길을 물어물어 숙소에 도착했다

너무너무 정겹고

이쁜 마을이다

1박에 5천원 밖에 안한다

지금까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숙소

옥수수 말린것도 있어서

신기해 했는데, 먹지는 않고

그냥 인테리어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진짜 정말 평화로운 동네다

40대 초반의 부부께서 운영하시는 곳인데

400년 전에 이 아저씨네 집안에서 지은 집이라고 한다

두 분은 이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을 여기서 살았다고 한다

아저씨는 왕년에 잘나가는 경찰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완전 허술~허술~ 한 동네 아저씨지만..ㅋㅋㅋ

 

여긴 내방

메트리스 하나 달랑 있지만

모기장이 있어 마음이 아주 편하다

 

너무 긴 이동에 피곤해서 한 숨 자려는데

닭이 너무 울어대서 한시간 누워있다가

바로 목적지인 반지옥 폭포를 향해 갔다

 

홈스테이에서 오토바이를 한 대 빌려줘서

뽈뽈뽈 타고 가니 20분 정도 밖에 안걸렸다

 

입장료 내고 조금 걸어가니 저 멀리 폭포가 벌써 보였다

실제로는 이쯤에서도 웅장함이 느껴졌는데

사진으로 보니 폭포인지 분수대인지 모르겠다

배를타고 가까이 가서 찍은 영상이 있는데 캡쳐를 좀 했다

 

아.. 아줌마 잠시만요

앗 하하 하..

사진욕심이 많은 아주머니.. 비켜주질 않는다

크~ 생각보다 폭포가 엄청 컸다

저렇게 배를 타고 가까이 갈 수 있는데

2,500원을 더 내야 한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지금껏 내가 본 폭포중에는 가장 컸다

 

여담으로 여기는 중국과 경계지역이다

사진에서 강 건너는 중국땅이고 중국 배들

중국배가 엄청 많다

(배에 국기가 달려있다)

 

중국은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데

베트남쪽은 거의 사람이 없다

폭포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국경이라니

 

정보를 좀 찾아보니

1. 이과수폭포 (브라질-아르헨티나 국경)

2. 빅토리아폭포 (잠비아-짐바브웨 국경)

3. 나이아가라폭포 (미국-캐나다 국경)

에 이어서

반지옥 폭포가 전 세계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폭포중에

4번째로 크다고 한다

 

나중에 이과수 폭포도 가볼예정이라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늑미아 (사탕수수 음료)

생각보다 엄청 맛있진 않았다

약간 식혜 느낌이랑 비슷

여튼 요고 한잔 때리고 숙소에 돌아갔다

 

그렇게 돌아가보니

저녁 식사를 차려주셨다 ㅜㅜ

너무 감동이다

사실 이것보다 반찬이 더 많았는데

먹는데 정신팔려 제대로 못찍었다

진짜 집밥같은 느낌이고 너무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저 물병에 든 액체는 술이다

오늘 새벽에 동네아저씨들이랑 마셨던..ㅋㅋㅋ

 

가운데는 사장님 내외고

좌우에는 숙소메이트인 리사와 아스트리드

프랑스에서 3개월간 베트남 여행을 왔다고 한다

지금 2개월째 여행중이고..

나이를 물어보니 22살 대학생이라고 한다

진짜 웃긴 친구들이었다

 

리사는 무려 소주를 7병을 마신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술을 자제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이 날 리사의 주량만큼 마신 것 같다

 

한창 얘기를 하고 있다보니

그리고 사장님 내외가 전통악기를 연주해주고

노래를 불러줬는데 너무너무 기분 좋았다

밤에 별도 반짝거리고

시골 마을이라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아주 좋은 밤이었다

 

나의 연주로 밤은 더 무르익었고

모두 행복한 밤은 여기서 마무리 되었다

 

진짜 사진보니깐

새벽에 술드시던 동네아저씨들이랑

다를게 전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

 

까오방~반지옥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다음 여정은 베트남 최북단 하장루프&동반트레킹이다

오예~~